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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30 17:13

내 안의 내가 원하는 것

요즘 읽고 있는 책이 있다. "샤라쿠 살인사건".
이제 3/3 읽어나가는 참이므로 책에대한 서평은 저 뒤로 밀어두고 잠시 소개를 하자면 이렇다.

샤라쿠 살인사건 상세보기

일본의 판화미술에 해당하는 "우키요에" 미술과 관련하여 아직 그 정체가 미스터리로 남아있는 "도슈샤이 샤라쿠"라는 인물의 정체를 추적하는 과정과 그 과정 중에 보여지는 미술계의 여러 면모들, 그리고 "죽음"과 관련된 미스터리가 얽혀있는 추리소설이다.
독특한 점은 책의 3/3을 읽어가는 이제서야 본격적으로 현재의 죽음에대한 추리를 시작한다는 것이다. 책의 반 이상이 애도시대의인물인 "샤라쿠"의 정체를 밝혀내기위한 주인공 "츠다"의 고군분투가 그려진다(샤라쿠 별인설). 역사적인 인물에대한 추적이며,더욱이 일본인이기에 이해하기 어렵고, 수이 따라가기 어려움이 사실이다. 인물의 이름도, 지명도, 시대도 헉헉거리며 겨우'샤라쿠'라는 이름 하나 붙들고 책장을 넘겨왔다. (이런 부분때문에 국내에 이 책이 소개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도 한다. 책소개를 읽어보면 1983년 제 29회 에도가와 란포상을 쟁취했다고 되어있는데, 국내 출판년도는 초판 1쇄가 2008년 8월15일이다 ㅡㅡㅋ)

돌연 책 소개를 시작으로 이야기를 시작하게 된건, 이 책의 2/3에 해당하는 내용이 지금의 나를 다시 돌아보게 만들었기때문이다. 샤라쿠 별인설에대한 주인공 츠다의 행적을 따라가며, 그 안에서 느껴지는 학자의 즐거움을 맛 보았다고 할까? 그즐거움이 나의 오감을 깨우고, 나에게 무언가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지금은 어떨련지 모르겠으나 내가 초/중학교때에는 방학때면 특정 부분에대한 자료공부가 숙제로 나오곤 했다. 예를들면 "국내에자라는 식물에대해 알아오시오.(요런건 초등학교때)" 또는 "우리나라 전통양식의 건출물에서 보이는 대들보의 특징을알아오시오.(요런건 중학교때)"라는 식이다. 그럴때면 여러 경로를 통해 자료를 수집하고(도서관의 책을 복사하거나, 탐문한 곳을 사진으로 찍어온다), 수집한자료를 바탕으로 쓰고, 오리고, 붙이며 A4 50~100장에 까가운 리포트를 제출하곤 했다. 자료의 수집, 분석, 그리고 약간의추리와 정리.. 이런 행위를 내가 얼마나 좋아했는지, 얼마만큼의 열의를 품고 임했는지 아직도 기억과 느낌이 생생하다. 다른숙제는 몰라도 이 숙제만은 내가 반에서 일등이어야만 했다. 그만큼 진지했으며, 그만큼 좋아했다.

과거와 현재를 잇고, 정리하며, 미래에대한 또 다른 식견을 만들어내는 것. 지극히 학구적인 이 모습이 어렸을때부터 내가 원하던삶이었다는것을 세삼을 떠올리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의 내 모습을 돌아보며 상당한 우울함을 느끼고 있다는 것도 사실이다. 지금의나는... 내가 원하던 삶을 사고 있는것일까?

언제나 내 마음 한켠에 자리잡고 있는 생각은 "학교로 돌아가고 싶다"라는 것이다. 학교로 돌아가 무언가를 연구하는 시간을지속시키고 싶다는게 내 끝없은 소망이다. 그래.. 난 이미 답을 알고 있다. 내가 원하는 삶이 어떤건지... 하지만...헤고... 수이 이룰수 없기에 맘속에 더더욱 커다란 멍을 들이고 있는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수이 이루기 힘들다고, 포기하지만은말자. 하나씩 천천히.. 내가 바라는 꿈이.. 나를 그곳으로 인도할 수 있도록 하루하루 조금만 더 힘을 내보자.

오늘 아침은 의기소침이었을지라도, 오늘 저녁은 꿈에 가까울 나를위한 노력의 시간이리라. 진정 내안의 내가 원하는 것은.. 나를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것! 지금 내가 가지지 못한것에 대한 미련한 후회보다는, 내일이 내게 주어줄 행운을 놓치지않을 준비에 가슴이 벅차기를 기대하는것! 그것이 내 안의 내가 바라는 것인것 같다. 그래! 씨발! 끝까지 파이팅이다!

2009/05/11 21:42

Leadership and selfdeception;상자안에 있는 사람 상자 밖에 있는 사람1 books

상자 안에 있는 사람 상자 밖에 있는 사람
아빈저연구소 지음, 이태복 옮김 / 물푸레(창현)
나의 점수 : ★★★★





꽤나 독서를 좋아하지만 "자기개발" 서적에는 퍽이나 흥미가 당기지 않는 편입니다. 때문에 전사독서회를 위한 자기개발 서적의 첫 장을 펼쳤을 때에 좋지 않은 감정으로 차곡차곡 두터운 벽을 쌓아가는 저의 모습을 상상하기에 어려움이 없을 겁니다. 읽고 싶어 읽는 책이 아닌 강제성을 띄는 독서는 더욱 더 책 읽기에 대한 흥미를 잃게 했고 답지 않게 긴 시간에 걸쳐 완독을 해냈습니다만, 오랜만에 책에서 전하는 이야기에 마음이 열리고, 가슴이 덥혀지는 기분 좋은 경험을 했습니다. 그리고 감히 '지금의 나를 돌아보려 하는' 다른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합니다 라고 말하고 싶은 정도입니다.

"
상자 안에 있는 사람 상자 밖에 있는 사람"이라는 이 책은 본문 내용만으로는 290쪽이 되지 않는 꽤나 얇은 서적입니다. 글씨도 큼지막하여 처음 책을 펼쳤을 때에는 '금방 이 산을 넘어버리겠군' 이라는 착각을 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총 3파트로 이루어진 이 책의 1파트를 넘긴 후
 되돌이표와 같은 질문에 휩싸여 버리고, 결코 만만히 넘을 수 없는 산이라는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
자기기만과 상자', '자기배반', '상자 안으로 밀어 넣기'등의 일화를 읽으며 '그것이 나만의 문제인가?', '너와 나...가 아닌 너의 잘못에 의한 문제는 정말 없는 것일까?'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파고들었습니다. 전 평소에도 일방적인 잘못은 없다고 생각하며 지냈습니다. 어떤 잘못이든 사람과 사람 사이에 발생하는 일들에는 일방통행은 없다는 것이지요.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저로서도 버드의 자기기만에 대한 육탄공격 앞에서는 공격태세를 갖출 수밖에 없었습니다. 세상에서 죄 짖는 사람은 나밖에 없는 것 같았고, 모든 잘못된 일의 책임은 저에게 있는 것 같은 억울한 감정이 배꼽에서부터 밀려들었습니다. 악다구니를 쓰고 달려들기 일부 직전에 자기배반으로 인해 상자 안으로 들어가버리는, 즉 자기기만의 상태가 된다는 것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낸시가 잠 잘 수 있도록 일어나 울고 있는 데이비드를 돌보아야 한다"라는 일상의 사소한 에피소드에서 어떻게 자기배반이 시작되고, 자기기만의 상자 안으로 들어가버리는지를 도식을 통해 이해하면서 지금 나의 생각 하나하나가 자기기만이 아닐까?라는 꼬리표를 달기 시작했고, 그 순간 상자 밖으로 뛰쳐나오는 경이로운 경험을 하게 되었으니깐요. 아하!라는 감탄사가 딱 들어맞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귀를 기울이게 되었습니다.

자기기만이란 '스스로를 속인다는 뜻으로, 자신의 신조나 양심에 벗어나는 일을 무의식 중에 행하거나 의식하면서도 강행하는 경우를 이르는 말'이라고 합니다. 아내의 차를 몰고 가다가 차에 기름이 떨어져도, 아내가 기름을 넣으리라고 생각하고, 연료 통을 텅텅 비운 채로 차를 몰고 집으로 돌아온다거나, 휴일에 아이들과 야구장에 같이 가자고 약속을 해놓고도 다른 일이 생기면 아이들에게 시시한 핑계를 대며 아이들과의 약속을 취소한다거나, 또는 밤에 차를 운전할 때 바로 뒤따라오는 운전사가 당신에게 빨리 가라는 신호로 헤드라이트를 깜박거리면, 일단 그 차를 먼저 지나가게 하고서는 곧 그 앙갚음으로 그 차 뒤에서 똑같은 행동을 하는 등과 같은
 너무 일상적인 일들 안에서 우리는 자기기만을 행하여오고 있었습니다.

저는 아침마다 자기배반과 자기기만에 빠져드는 것 같습니다. 아침을 알리는 요란한 시계소리가 들려올 때마다 어서 빨리 저놈의 자명종을 멈추게 하지 않는 동생을 속으로 헐뜯곤 합니다. 저는 IT업계에 종사하고 있고, 동생보다 많은 시간을 일에 매진하고 있으며, 매우 고된 정신적, 육체적 노동을 하고 있으니, 동생이 먼저 자명종을 잠재우고,
 일어나서 씻고, 제가 일어나야 할 시간에 딱 맞추어 저를 깨워주어야 한다고 말입니다. 하지만 동생을 위해 제가 먼저 자명종을 잠재우고, 일어나 씻고, 동생이 일어나야 하는 시간에 맞추어 깨워줄 수도 있습니다. 제가 먼저 이불을 걷고 자리를 털을 때엔 분명 저는 동생에 대한 측은한 마음이 앞서고, 좀더 잘해주어야겠다는 기특한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지요. 그러나 동생보다는 제가 어렵고 힘든 상황이라는 자기기만에 빠져버리고, 부끄럽지만 아침마다 자명종 소리를 기준으로 상자 안으로 들어가는 한발자국을 떼어 놓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자명종이 울리자마자 울음소리를 잠재우고 곤히 자고 있는 동생을 바라본적이 있었습니다. 문득, 상자밖에 있는다는 것은 이런 기분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에서도
 제 작디작은 상자를 발견한적이 있습니다. 저는 근 5년간을 외주업체 직원으로 일을 해왔습니다. 아웃소싱이 주를 이루는 IT업계의 특성상 주인이 아닌 주인으로서 다양한 경험을 해왔습니다. 그러한 경험들의 바탕엔 어떠한 업무에 대해서도 일정 시간 안에는 이해해내고, 파악해내는 능력이 존재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습니다. 때문에 새로운 업무에 대한 두려움이 적고, 새로움에 대한 기대감 만큼은 남들에게 뒤지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다 현 직장에 입사를 하게 되었고, 드디어 주인으로서 일을 마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내가 이 시스템의 주인이다'라는 생소한 감각은 점점 자신에 대한 자기기만으로 커져갔고, 그러한 자기기만은 곧 자기배신으로 접어들었습니다. 얼마 전 저희 일을 도와주실 분들이 들어오셨습니다. 그분들에 대한 칭찬의 말을 들을수록 '그 사람들이 그 일을 그렇게 잘 해낼 수 있겠어?'라는 가소로운 마음이 일어나는 것이었습니다. '이 업무가 그렇게 만만한 게 아니야' 라는 오만은 지금 생각해도 부끄러울 뿐입니다. 반년 전 까지만 해도 그분들과 같은 위치에서, 같은 마음가짐으로 일을 진행하고 있었는데 말입니다. 불과 반년 사이에 ""이라는 상자 안으로 들어가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가 함께 이루어야 할 결과에 초점을 맞추지 못하고, 왜 그 사람들이 낳자고 하는가 라며 나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었습니다. 경력과 나이가 저보다 많은 분들이셨기에 다행히도 그러한 자기기만으로부터 생각보다 빨리 빠져 나올 수 있었습니다만, 그렇지 않은 경우였다면 어떠했을까라고 생각해보면 아찔하기까지 합니다.

자기기만에 이르게 하는 함정은 이처럼 주위 곳곳에
 산재해 있는 것 같습니다. 나와 함께하는 사람을 인간이 아닌 대상으로 보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자기배반에서 자기기만으로 이어지는 롤러코스터는 수직 하강하며 달려갑니다. 하지만 내가 상자밖에 머물기를 바라며 매 순간을 함께 일하는 사람과 결과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면, 함께 삶을 나누는 사람과 더 낳은 내일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면 잘 피해갈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해봅니다. 어쩌면 인간이 태어나 자신을 인지하면서부터 시작되는 것이 자기기만이 아닐까요? 때문에 매번 이를 이겨내고, 언제나 상자밖에 머물기는 어렵고 힘들지 모르지만, 상자밖에 머물기를 원하고 노력하는 그 순간부터 상자밖에 머물게 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직장에서 또는 가정에서 '지금의 나는 어떠한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계시다면 이 책을 한번 읽어보시기를 적극 권해드립니다. ^^


2009/01/12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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